오피 가이드맵: 교통편과 주차 팁

도심 한복판에서 목적지에 정확히 도착하는 일은 생각보다 섬세한 기술을 요구한다. 지하철역에서 몇 분 더 걸을지, 버스 환승이 효율적일지, 밤늦게 택시가 편할지, 차를 가져간다면 어디에 세워야 덜 걱정되는지, 시간대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 오피스텔 밀집 지역은 동선이 촘촘하고 수요가 꾸준해 동네의 리듬이 잘 살아 있다. 이 리듬을 읽으면 이동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쓸데없는 대기나 단속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실제 지도와 시간표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디테일을 중심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기준의 교통편과 주차 팁을 정리했다. 어느 지역이든 적용 가능한 원칙과,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요령을 함께 담았다.

지하철, 환승보다 출구 선택이 성패를 가른다

지하철은 도심 이동의 기본기다. 다만 같은 역이라도 출구 선택과 지하 연결통로의 구조에 따라 도착 시간이 3분에서 10분까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강남역은 2호선 원형 승강장 특성상 반대편으로 돌아가야 하는 경우가 잦고, 출구 간 지하연결이 길게 이어진다. 목적지가 강남대로 동쪽이면 10번 이후 출구, 서쪽이면 1번대 출구가 유리하다. 을지로입구, 종각, 홍대입구처럼 환승과 지상 횡단이 섞이는 역은 신호 주기까지 고려해야 한다. 신호 두 번 걸리면 3분이 추가되는 셈이다.

지하철로 이동할 때 생기는 빈번한 실수는, 환승 구간의 이동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고속터미널 3호선과 7호선 환승, 서울역 1호선과 공항철도 환승, 여의도 5호선과 9호선 환승은 걸어서 7분 이상 잡아야 마음이 편하다. 앱의 안내시간은 보수적이지 않다. 행사나 퇴근 러시가 겹치는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전후로는 에스컬레이터 대기 줄도 생겨 1, 2분 더 늘어난다.

한 정거장을 아끼기보다, 환승을 한 번 덜거나 출구를 바르게 잡는 편이 전체 동선을 안정시킨다. 2개 노선 환승과 600미터 도보보다, 1개 노선 직행과 300미터 도보가 대체로 덜 피곤하고 확실하다. 특히 비 오는 날은 지하연결이 길고 지상 횡단이 많은 루트의 체감 난이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우산을 접었다 폈다, 바닥 미끄럼, 사람들과의 간격 유지, 이런 요소들이 모두 시간을 먹는다.

버스, 숫자보다 위치가 말해준다

버스는 도심 사이클에 민감하다. 같은 길이라도 7시 30분, 8시 20분, 10시 10분의 흐름이 완전히 다르다. 출퇴근 첨두에는 차로 하나를 통째로 점유하는 좌회전대기열이 생겨 특정 구간이 고무줄처럼 늘어난다. 이런 구간을 잘 아는 노선이 있다. 예컨대 강남역 사거리에서 서초대로 방향으로 빠지는 BRT 라인은 우선신호와 전용차로를 적극 활용한다. 목동 사거리, 공덕오거리, 성수대교 남단처럼 상습 정체 구간은 좌석버스보다 간선버스가 체감 속도가 빠른 시간대가 뚜렷하다.

정류장 위치도 중요하다. 두 정거장이 직선거리로 150미터밖에 차이가 안 나도, 신호를 두 번 건너야 하는 정류장에 서면 버스를 눈앞에서 놓치기 쉽다. 이럴 때는 반대편 정류장으로 건너 환승을 염두에 두거나, 지하철로 갈아타는 선택이 낫다. 초행길에는 정류장 이름보다 도로명과 방향을 확인한다. 같은 이름의 상하행 정류장이 이면 도로로 분리되어 있을 때, 지도상 포인트가 실제 탑승지와 다를 수 있다. 밤에는 정류장 표지판의 반사율과 조도 때문에 번호를 읽기 어렵기도 하니, 도착 3분 전에 미리 위치를 잡아두는 버릇이 도움이 된다.

버스의 진가는 막차 이후다. 자정 이후에도 20분 간격으로 도는 심야버스가 중심 라인을 이어준다. 택시 대기줄에 서느니, 심야버스로 한두 구간만 건너가도 호출 성공률이 높아진다. 강남대로, 종로, 여의대로, 영등포로 같은 큰 축을 기준으로 1차 이동, 그 다음 택시로 2차 이동을 끊어 타면 합리적이다.

택시와 대리, 호출보다 지형이 먼저다

호출 앱이 발달했지만,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가격이 흔들리고 배정이 불안정하다. 이럴 때는 탑승 지점을 미세 조정하는 판단이 성패를 가른다. 골목 안에서 메인도로로 나오는 150미터를 직접 걸어 나가면, 기사 입장에서는 U턴과 좌회전을 줄일 수 있어 수락률이 오른다. 큰 교차로 직전에서 호출하면 신호에 묶여 유턴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교차로를 지나 100미터 더 간 뒤, 직진 방향으로 호출하는 편이 한 번에 잡힌다.

심야 시간에는 톨게이트와 교량 선택이 요금과 시간을 갈라놓는다. 서울 동서 이동은 성수대교와 한남대교가 무난하고, 남북 이동은 내부순환로 쪽 회피 루트가 종종 더 빠르다. 다만 비나 눈이 오면 고가도로 경사 구간에서 사고가 빈번해 우회 판단이 중요해진다. 기사와의 대화는 간단할수록 좋다. 목적지와 선호하는 다리 하나, 정체 구간 하나를 짚어 주고, 나머지는 기사 판단을 따르면 된다. 쓸데없이 경로를 지시하면 오히려 책임이 모호해진다.

대리운전은 주차 해제 시간을 넉넉히 잡자. 로비 호출, 엘리베이터 대기, 지하 램프 통과, 출차 정산, 이 네 단계에서 보통 10분이 지난다. 지하 4층에서 3대가 동시에 출차하면 램프에서 병목이 생긴다. 요일별로 체감 차이가 크다. 금요일 밤 11시 이후는 주차장 내 링컨턴 구간에서 대기열이 길어지므로, 대리기사에게 미리 층과 구역을 명확히 전달하고 정산은 현장 무인정산기를 쓰는 편이 빠르다.

차를 가져갈지, 계산식은 간단하다

자차를 가져갈지의 기준은 세 가지다. 이동 거리, 시간대, 주차 편의. 거리가 12킬로미터 이하이고, 출발 시간이 8시 이전 또는 9시 30분 이후라면, 그리고 목적지 주변에 시간제 주차장이 2곳 이상 있다면 자차 선택이 유리하다. 반대로 15킬로미터 이상, 금요일 저녁, 목적지 주변이 절대주차구역이나 상습 단속 구간이라면 대중교통이 낫다. 급한 일정이 겹치는 날에는 돌아올 때의 컨디션까지 고려해야 한다. 야간 운전 집중력이 떨어지는 편이라면, 복귀를 택시로 계획하고 초기 이동만 자차를 쓰는 방식도 있다. 이 경우 주차장은 24시간 운영과 야간 정산 가능 여부가 필수다.

연료비와 통행료를 단순 합산해도 결론이 달라진다. 도심 주행 10킬로미터에 연료비는 2천원 안팎, 공영주차장 2시간에 4천원에서 6천원, 민영은 8천원에서 1만 5천원. 택시 기본요금과 비교하면, 왕복 주차료가 임계값을 만든다. 체류 시간이 2시간 미만이면 택시 한 번이 더 합리적이고, 3시간 이상이면 자차가 점점 유리해진다. 다만 견인과 과태료 리스크는 한 번에 비용 구조를 무너뜨린다. “여기 다들 세워요”라는 말보다 표지판 문구가 법적이다.

도심 주차의 원칙, 표지판과 동선이 전부다

주차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은, 표지판을 읽었는데도 해석을 놓치는 경우다. 평일 09:00-18:00 중 일시정차만 허용, 토요일 09:00-13:00 주차 허용, 거주자우선 구역 20시-08시 외 일반 허용, 이런 문구 조합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공사 안내판이나 임시 통제 문구가 붙으면 기존 규정을 덮어쓴다. 임시 안내판은 A자 스탠드나 노란 띠를 사용하고, 날짜와 시간이 굵게 적혀 있다. 촬영 현장, 도로 절삭공사, 집회가 대표적이다. 낡은 스티커는 무시해도 되지만, 새로 붙은 A4 출력물은 대부분 유효하다.

골목 주차의 관건은 코너 간격이다. 모서리에서 5미터, 횡단보도에서 10미터는 절대선이다. 이 기준을 어기면 경고 없이 바로 견인될 확률이 높다. 신호등 카메라가 있는 교차로는 순찰 주기 자체가 촘촘하다. 소방시설 주변 5미터도 마찬가지다. 소방 전용구역 노면 표시가 살짝 바래 보이더라도, 차체 그림자가 걸리는 순간 사진이 찍힌다. 일요일 한낮처럼 한산한 시간대에도 기준은 같다. 오히려 이 시간대에는 단속 차량이 교육 차원에서 순회한다.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은 외부 방문객에게 시간제 요금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입차 시 등록 절차를 건너뛰면 나갈 때 요금 폭탄을 맞는다. 차량번호를 인식해 할인 적용을 묶는 구조여서, 방문 등록을 하면 50퍼센트 가까이 줄어든다. 경비실에 들러 방문 확인 도장을 받거나, 키오스크에서 호스트 연락처를 입력해야 한다. 5분 투자로 5천원을 아끼는 셈이다.

평면도 읽는 법, 입출구가 다르면 답이 바뀐다

지하주차장 평면도는 정답지가 아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해지는 건 입출구 방향과 램프 폭이다. 입구가 남쪽, 출구가 동쪽인 구조는 동선이 길고 헤매기 쉽다. 진입 후 바로 좌회전하면 빈자리를 만나기 어렵고, 한 바퀴를 돌고 나서야 빈 구역이 나온다. 다만 출구 근처는 30분 단위 회차율이 높다. 1시간 미만 체류 차량들이 선호해서 빠르게 비는 편이다.

경사로 폭이 좁고 회전 반경이 작은 곳에서는 큰 차가 막힌다. 전고 1.7미터 이상, 축거가 긴 세단, 20인치 이상 휠은 램프에서 한 번에 못 도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2단계로 끊어 돌리는데, 뒤차가 붙으면 압박이 온다. 이런 주차장의 팁은 간단하다. 입구에서 한 층 아래로 바로 내려가지 말고, 입구층의 다시 올라가는 램프 쪽을 먼저 본다. 사람들은 내려가는 심리에 끌려 쓸려 내려간다. 반대로 역방향 구역은 빈자리가 남아 있는 경우가 잦다.

시간대별 리듬, 수요일 저녁과 금요일 밤은 다른 게임

도심 이동은 요일과 시간의 함수다. 월요일 오전은 도로가 생각보다 비지 않는다. 주간회의를 온라인으로 돌리는 팀이 늘었고, 현장 일정이 화수목으로 몰리는 경향 탓이다. 화요일 오후부터 교통량이 늘어나 수요일 저녁 7시 전후가 고점에 가깝다. 목요일은 분산, 금요일은 늦은 오후부터 심야까지 들쑥날쑥하다. 금요일 밤 11시 이후에는 교차로에서 횡단보도 대기 인파가 줄어들어 차량 흐름은 좋아지지만, 택시 수요가 폭발해 호출이 어렵다.

비 오는 날은 패턴이 잔인해진다. 지하철 승강장에 사람이 몰려 전동차 탑승에 한 번, 하차 동선에서 또 한 번 지체가 생긴다. 엘리베이터 앞 대기가 늘고, 계단은 미끄럽다. 버스는 전용차로가 있는 구간에서만 이점을 유지한다. 자차는 시야 확보와 브레이크 거리 때문에 보수적인 운전을 하게 된다. 체감 시간은 1.3배에서 1.6배까지 늘어난다. 이럴 때는 동선을 절반으로 나눠 중간 거점에서 10분 쉬어가는 전략이 오히려 전체 시간을 줄인다.

네비게이션과 지도앱, 알고 쓰면 오차가 줄어든다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쓰는 네비의 권장 경로가 최단이라는 믿음은 절반만 맞다. 고가도로 진입 후 출구까지 선택지가 거의 없다면, 진입 전에 방향을 결정하는 게 절대적이다. 네비가 2분 빠르다고 알려주는 경로가 실제로는 차로 변경 3번, 합류 2번을 요구할 수 있다. 운전 실력과 차량 크기, 시간대의 유동성까지 고려하면, 변화량이 적은 경로가 평균적으로 더 낫다.

지도앱의 보행자 안내는 건물 내부 동선 데이터에 따라 편차가 크다. 대형 상가와 오피스텔의 지하 연결은 주말과 야간에 폐쇄되는 문이 있다. 앱에는 열려 있는 것으로 표시되지만, 실제로는 닫힌 경우가 있어 지상으로 돌아 나와야 한다. 이 위험을 줄이는 간단한 요령은, 동선상에 지하 연결이 한 번이라도 나오면 지상 루트를 기본값으로 잡고, 현장에서 열린 통로를 발견하면 그때 줄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도보 500미터 기준, 지상과 지하의 시간 차이는 2분 내외에 불과하다. 반면 닫힌 문을 만나면 5분을 잃는다.

초행길을 위한 체크포인트, 5분 빨리 도착하는 습관

처음 가는 곳은 작은 준비만으로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무턱대고 출발했다가 지하 주차장 입구를 못 찾아 한 바퀴 더 돌거나, 폐문 시간에 걸려 우회하는 일을 누구나 겪는다. 다음 다섯 가지는 초행길일수록 효과가 확실하다.

    목적지 이름보다 정확한 도로명 주소를 즐겨찾기에 저장한다. 네비의 검색 일치도가 높아지고, 골목 입구를 정확히 잡아준다. 지하주차장 입구 사진, 운영시간, 무료주차 제휴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 30분 무료 조건은 제휴 확인이 전제다. 출구 번호와 지상 횡단 횟수를 메모한다. 출구 하나가 신호 한 번을 바꾼다. 비 오는 날은 방수되는 신발, 얇은 우비, 작은 타월을 챙긴다. 우산만으로는 손이 점유되어 동선이 느려진다. 늦은 밤 귀가 경로는 두 가지를 준비한다. 첫 번째가 막히면 즉시 두 번째로 전환한다.

단속과 견인, 운 나쁜 날을 피하는 요령

단속은 무작위가 아니다. 시간표와 동선이 있다. 점심시간 전후, 퇴근 직전, 심야 1시 전후, 이 세 구간이 대표적이다. 점심 전후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이중주차로 줄을 만들고, 퇴근 직전에는 일시정차 차량이 늘어나 보행자 안전 이슈가 걸린다. 심야에는 소방도로와 교차로 확보가 목적이다. 현장 단속 차량을 발견했다면, 멀리서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경우는 드물다. 번호판을 찍고 5분 관찰 후 이동 조치나 견인을 진행한다. 경적을 울리며 경고해 주지는 않는다.

견인을 당했을 때의 절차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구청 교통과나 경찰 민원 라인으로 통합되며, 문자로 보관 위치와 접수번호를 안내받는다. 문제는 시간이다. 야간에는 차량을 찾으러 가는 이동 자체가 어렵고, 다음 날 아침 일정까지 영향을 준다. 이 리스크를 고려하면, 애매한 골목에 40분 세워두는 선택은 대부분 손해다. 주변 유료주차장에 2시간 맡기고 영수증 처리를 하는 편이 비용과 시간을 함께 지킨다.

복합 상업지역의 패턴, 강남과 홍대, 종로의 차이

강남대로 일대는 차보다 사람의 흐름이 우선한다. 18시 30분부터 20시 사이 인파가 교차로에 모이며, 좌회전 신호를 두 번 보내도 빠져나가기 어렵다. 이 구간에서는 봉은사로, 테헤란로 이면, 논현로 분기점을 활용해 사선 이동을 한다. 9호선 급행을 타고 신논현이나 선정릉에서 내려 도보로 접근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홍대입구는 주차가 운에 좌우된다. 민영주차장이 골목마다 있지만, 회전율이 빠르고 만차표시가 제때 갱신되지 않는다. 연남동 방향은 일방통행이 많고, 역 방향으로 빠져나가려면 성산로 신호를 한 번 더 잡아야 한다. 합정역 방향으로 우회해 양화로 큰 축을 타면 안정적이다. 도보 이동은 횡단보도와 골목길이 얽혀 있어 체감 거리보다 시간이 들지만, 야간에는 보행자 밀도가 낮아져 빨라진다.

종로와 을지로는 골목의 직교 구조가 뚜렷해 차가 직선으로 나아가기 쉽다. 문제는 배차 간격이 촘촘한 버스들이 끊임없이 정차하며 차로를 잠시 막는다는 점이다. 버스 뒤에 붙기보다 한 차로 옆으로 이동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주차는 공영을 기준으로 생각하되, 폐문 시간이 곳곳에 다르다. 종로타워, 서울파이낸스센터, 을지트윈타워 같은 대형 빌딩 주차장은 24시간 운영이 안정적이다.

단기 체류와 장기 체류의 다른 공식

한 시간을 머무르느냐, 네 시간을 머무르느냐에 따라 가장 좋은 이동 수단이 달라진다. 한 시간 체류는 주차장 진입과 출차의 고정 비용이 부담이다. 동선이 단순한 지하철 또는 버스가 유리하다. 반면 네 시간 이상이라면 날씨와 컨디션, 귀갓길 시간대 변수를 고려해 자차가 편해진다. 네 시간이 넘어가면 주차 요금이 상한에 다다르는 곳이 많아 추가 비용이 줄어든다. 영업용 차량이나 비즈니스 미팅에서는 이를 명확히 계산해 미리 비용을 안내하면 신뢰를 얻는다.

여기에 중간 이동이 한 번 더 끼어들면 공식이 변한다. 같은 구역 내 두 곳을 이동해야 한다면, 차를 두 번 출차하는 대신 도보 7분을 택하는 편이 총 시간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첫 목적지에 차를 두고, 두 번째는 걷거나 킥보드로 다녀온 뒤, 마지막에 일괄 출차를 하면 된다. 킥보드는 야간 조도와 노면 상태에 민감하므로, 낙엽과 빗물, 맨홀 덮개 위를 피하고, 차도와 보도를 오가는 이동을 삼가는 기본만 지키면 된다.

현장에서 통하는 말, 경비실과 보안데스크

주차와 출입에서 가장 실용적인 조언은 현장 담당자에게 한 마디 묻는 것이다. 경비실과 보안데스크는 그날의 상황을 가장 잘 안다. “외부 차량 시간제 가능한가요”, “몇 시까지 열려 있나요”, “방문 등록은 어디서 하나요”, 이 세 질문만으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정리할 수 있다. 장비 고장이나 특정 층 폐쇄 같은 정보는 앱 어디에도 없다. 몇 번 이런 경험을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도착 3분을 대화에 쓰는 습관이 생긴다.

현장 직원에게는 사소한 예의가 곧 효율로 돌아온다. 바쁜 시간대에 무심코 정차한 채 질문을 던지지 말고, 차를 한쪽에 바짝 붙여 세운 뒤 짧게 묻는다. 안내를 받았으면 고개를 한 번 더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다. 이런 태도는 생각보다 많은 문을 열어준다. 제휴할인 스탬프 위치, 차량진입이 쉬운 서측 램프, 야간에 열리는 보조 출입문, 이런 정보가 곧바로 나온다.

비용을 줄이는 작은 기술, 결제와 영수증

주차와 교통비는 작은 습관 차이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사전 정산을 습관화하면 출차 대기열을 피할 수 있다. 특히 주말 쇼핑몰의 경우 출차 동선에서만 15분이 추가되기도 한다. 모바일 결제와 등록차량 할인은 누락되기 쉽다. 월 1, 2회만 방문하는 곳이라도 차량번호를 등록해 두면, 다음 방문에서 자동으로 할인 적용이 들어간다.

영수증 처리는 그날의 마지막 행동으로 묶어두는 게 좋다. 택시 영수증을 앱에서 내려받고, 주차 영수증은 사진으로 저장해 클라우드에 올려두면 회계 처리와 기록에 도움이 된다. 개인 일정이라도 비용 기록을 남기면, 다음 번 의사결정의 기반이 된다. 어디가 비쌌고 어디가 합리적이었는지, 체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판단할 수 있다.

자주 발생하는 엣지 케이스, 경험에서 나온 해법

통신 장애가 생겨 호출 앱이 먹통일 때, 길가에서 손을 흔드는 방식은 예전만큼 통하지 않는다. 대신 큰 길 모퉁이의 택시 하차 지점에 서 있으면 빈 차가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기사들이 하차 후 빈 차로 돌아나오는 습관적 동선이 있기 때문이다. 환승 오류로 지하철 카드 인식이 꼬였을 때는, 역무실에 바로 가서 취소 정정을 요청하면 환승 인정이 회복된다. 10분 이내면 대체로 문제 없이 처리된다.

주차권 분실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무인정산기에 분실 버튼이 있으면, 차량번호와 입차시간을 확인해 정산이 가능하다. 다만 일괄 최고요금이 적용되는 곳이 있어, 이럴 때는 경비실에 먼저 가서 방명록과 CCTV 확인으로 입차 시간 증빙을 요청하면 깎을 수 있다. 5분의 차이가 2천원을 절약한다.

폭우로 지하주차장 침수가 우려될 때, 지하 3층 이하를 피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스파 경고 방송이 들리면 즉시 차량을 출차하되, 출구 램프에 대기열이 생기면 지상으로 연결된 보조 출구가 있는지 보안데스크에 문의한다. 일부 건물은 보행자 램프를 차량 임시 출구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런 정보는 미리 알 수 없고,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다.

지역별 예시 동선, 맥락을 옮겨 쓰는 법

종로에서 강남으로 이동해 2시간 머무르고 다시 북쪽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라면, 3호선 급행 구간을 활용하는 지하철이 가장 예측 가능하다. 종로3가에서 을지로입구로 걸어 2호선을 타는 루트도 가능하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여유가 없다. 자차라면 종로 공영주차장에 두고, 강남에서는 도보 이동을 택한 뒤 늦은 밤 택시로 복귀하는 조합이 효율적이다.

여의도에서 마포와 합정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버스가 강하다. 여의도 내부 순환버스와 마포대교를 넘는 간선버스를 조합하면, 택시보다 빠르고 비용도 낮다. 자차는 마포 진입 후 주차장 찾기가 변수가 된다. 특히 토요일 저녁 합정동 골목은 길이 막힐 때 돌이킬 수 없다. 강변북로와 성산대교 사이에서 시간을 날리기 쉽다.

성수에서 왕십리, 건대입구로 이어지는 일정은 보행과 지하철의 하이브리드가 좋다. 2호선의 짧은 한 정거장을 걷는 선택이 자주 승리한다. 횡단보도 신호 주기가 길지 않고, 가로수길 골목처럼 보행자가 많지 않아 동선이 자연스럽다. 주차는 성수동 카페 거리 공영주차장을 거점으로 잡고 반경 500미터를 도보로 소화하면 된다.

마지막 조언, 여유분 7분과 현장 한 번 더 보기

복잡한 이동에서 진짜 비용은 시간과 집중력이다. 여유분 7분을 일정에 붙여 놓으면 대부분의 변수는 그 안에 흡수된다. 출구를 한 번 틀려도 3분, 신호 한 번 놓쳐도 2분, 엘리베이터 대기 2분이면 딱 맞다. 이 7분이 없으면 모든 변수가 연쇄적으로 무너뜨린다. 반대로 7분이 있으면, 현장 표지판을 한 번 더 읽고, 경비실에 짤막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 짧은 확인이 주차요금 5천원과 귀가 시간 20분을 절약한다.

도시의 이동은 정답이 없다. 다만 리듬과 문법이 있다. 출구를 정확히 잡고, 큰 축을 이용해 이동하며, 무리한 우회전을 피하고, 표지판 문구를 법처럼 대한다. 이 기본기만 유지하면 낯선 곳에서도 크게 헤매지 않는다. 결국 지하철 한 칸, 버스 한 대, 신호 하나, 주차 한 칸이 모여 일정을 만든다. 그 모서리들을 매끈하게 다듬는 기술이, 바쁜 하루의 피로를 분명하게 줄여준다.